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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베테랑 - 거침없는 형사, 비열한 재벌을 향한 정의 한방

by Narrative X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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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영화 <베테랑> 개봉 당시 포스터

장르 : 액션, 드라마

 

2015년 개봉한 베테랑은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범죄 액션 영화로, 시원한 한 방과 탄탄한 스토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이다.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오달수, 장윤주 등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가 더해져 더욱 몰입도를 높였고,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꼬집으면서도 특유의 유머와 액션을 버무려 대중성을 놓치지 않았다.
영화는 강력반 형사와 재벌 2세의 대립을 중심으로, 돈과 권력이 만들어낸 부조리한 사회 구조를 통쾌하게 비판한다. 불합리한 현실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는 한 형사의 모습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1,341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회자되는 한국형 범죄 액션의 대표작이다.

 

거침없는 형사와 비열한 재벌의 충돌

강력반 형사 서도철(황정민)은 본능과 직감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베테랑 형사다.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과 재치 있는 대사로 친숙하면서도, 정의 앞에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집념을 가진 인물이다. 범죄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해결사 역할을 해왔지만, 그가 상대해야 할 새로운 적은 지금껏 경험했던 범죄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의 앞에 선 조태오(유아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거대한 재벌 그룹의 후계자다. 법 위에 군림하는 특권층의 전형으로, 돈과 권력을 이용해 사람을 마음대로 조종하며, 자신의 앞길을 방해하는 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제거하는 냉혈한이다. 조태오에게 법과 도덕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오직 자기 뜻대로 세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믿는다.
서도철이 밀수 사건을 조사하다가 조태오와 얽히게 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서도철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자, 조태오는 권력과 돈을 동원해 그를 짓밟으려 한다. 하지만 서도철은 쉽게 물러설 인물이 아니다. 경찰 조직 내에서도 손을 대기 어려운 상대지만, 그는 오히려 이를 악물고 더 깊숙이 파고든다.
이들의 싸움은 단순한 형사와 범죄자의 대결이 아니다. 한쪽은 권력을 휘두르며 법을 피해 가려하고, 다른 한쪽은 그 권력을 정면으로 마주 보며 맞선다. 영화는 이 두 인물의 대립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에서 돈과 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면서, 정의란 결국 누군가의 희생과 끈질긴 싸움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현실감 넘치는 액션과 유쾌한 연출

베테랑이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니라 유독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현실감 넘치는 액션 때문이다. 흔히 볼 수 있는 과장된 폭발 장면이나 슈퍼히어로 같은 싸움이 아니라, 실제 형사들이 범죄자를 잡을 때 벌어질 법한 생생한 액션을 선보인다. 주먹 한 방, 몸싸움 하나에도 묵직한 타격감이 실려 있고, 배우들의 실제 액션 연기가 더해져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서도철과 조태오가 벌이는 마지막 대결은 그야말로 긴장감의 정점이다. 화려한 무술이 아니라, 날것 그대로의 거친 싸움이 이어진다. 좁은 공간에서 몸을 부딪치며 사력을 다해 싸우는 이 장면은, 단순한 물리적 충돌을 넘어 각자의 신념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순간이기도 하다.
여기에 류승완 감독 특유의 연출이 더해져 영화는 무겁기만 한 범죄 액션물이 아니라, 속 시원한 유머까지 갖춘 오락 영화로 완성됐다. 형사들끼리의 티격태격하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럽게 웃음이 터지고, 조태오가 궁지에 몰릴 때마다 나오는 위트 있는 연출은 영화의 리듬을 더욱 탄탄하게 만든다.
조연 배우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유해진의 능청스러운 연기, 오달수의 감초 같은 존재감, 장윤주의 신선한 활약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더욱 풍성해졌다. 덕분에 베테랑은 단순히 한 명의 형사가 악당을 처단하는 영화가 아니라, 여러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모여 만들어낸 입체적인 이야기로 완성도를 높였다.

권력과 정의, 그리고 사이다 같은 결말

영화는 단순히 범죄자를 잡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조태오는 막강한 재력을 이용해 법망을 피하려 하지만, 서도철과 그의 팀원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법 위에서 살아가는 조태오와, 법의 원칙을 지키려는 서도철의 싸움은 결국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싸움의 끝은 단순한 ‘악당의 몰락’이 아니라, 정의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순간이다. 조태오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힘을 과신하지만, 결국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맞이한다. 서도철의 끈질긴 추격이 만들어낸 이 결말은 관객들에게 짜릿한 통쾌함을 선사하며, 현실에서도 이런 정의가 실현될 수 있기를 바라는 희망을 남긴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한 권선징악의 구도로 마무리되지 않는다. 서도철은 초인적인 히어로가 아니다. 그는 현실에서 존재할 법한 형사이며, 그의 승리는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부조리에 맞서 싸운 결과일 뿐이다. 영화는 그 과정에서 정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신념과 끈기를 조명하며, 관객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관객들은 단순히 한 편의 오락 영화를 본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부조리한 사회를 바꾸려면, 서도철처럼 누군가는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바로 그 지점에서 베테랑은 단순한 오락 영화가 아니라, 시대를 대변하는 영화로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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